법인차 규제를 위해 작년부터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한 이후 고가 수입차 법인 판매가 직격탄을 맞게 된 상황에서 50대가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를 구매한 50대(6229명)는 전년 대비 1.5%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0대(1만191명·4.3% 증가)에 이어 2위였다.
다른 연령대에선 반면 판매가 줄었다. 30대(6064명)는 전년 대비 1.6% 줄며 11년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1억원 넘는 수입 법인차 구매(3만5320대)가 재작년 대비 31% 안팎 줄어든 상황에서, 50대가 시장 침체를 막는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이다.
업계는 작년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한 것을 변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중소 기업 오너,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 등이 세금 혜택을 위해 고가 법인차를 구매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하면서 고가 수입차를 개인 명의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들은 자동차를 과시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만큼, 법인차로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눈총을 받을 것을 우려해 개인 구매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했다.
고가 수입차 시장이 최근 가족 단위 이용에 적합한 ‘패밀리카’ 위주로 변하고 있단 점도 상대적으로 50대 구매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1억원 이상 수입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5개 중 SUV가 3개, 세단은 1개였다. 나머지 1개는 준대형 해치백 BMW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였다.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넓은 실내 공간이란 장점을 합친 차로,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단 평가를 받는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1억 이상 수입차 ‘톱5′ 중 3개가 세단이었는데, 고가 수입차도 갈수록 여행처럼 가족 단위 활동에 적합한 차종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