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테슬라 대리점 앞에서 한 남성이 ‘테슬라 보이콧(불매)’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지난해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가 7주 동안 35%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경쟁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는 32.3%, 지리자동차 23.5%,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독일 폴크스바겐마저 14% 가까이 오르며 상승 곡선을 그린 것과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1월 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면서 정치 리스크가 커지는 데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며 테슬라 판매 실적이 급감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3% 내린 262.67달러(약 38만820원)에 거래를 마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미국 대선일(11월 5일) 기록한 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았고, 역대 가장 높았던 479.86달러(지난해 12월 17일)보다는 45%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고점보다 6908억달러(약 1002조원) 줄어든 8449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다양한 가격대의 신차를 매년 내놓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테슬라가 ‘모델Y’ ‘모델3’ 등 주력 모델이 크게 노후화하면서, 신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5개 업체(BYD·지리·테슬라·폴크스바겐·창안) 중 3위 테슬라만 판매량이 줄었다. 나머지 4개 업체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전기차 판매량 3위를 기록한 중국 지리자동차는 테슬라를 꺾으며 2위로 올라섰고,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내연차를 포함해 2.3% 감소한 독일 폴크스바겐도 테슬라와의 점유율 격차를 1년 만에 3.8%p에서 0.4%p까지 좁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테슬라의 신차 판매가 줄었다며 목표 주가를 490달러에서 380달러로 낮췄다.

월가에서는 머스크의 적극적인 정치 활동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CNBC는 투자은행 베어드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 개입이 수요 예측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