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3대 중 1대를 미국에서 판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해마다 첫 자릿수가 바뀌는 가운데 올해는 미국에서만 8만대 이상을 팔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국 판매 중 70%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이 파는 차량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차종이라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현대차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8.4% 증가한 7만5003대를 판매, 전 세계 제네시스 판매량(22만9532대)의 32.7%를 미국에서 판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13만674대(56.9%)를 팔아 한·미 양국이 전체 시장의 89.6%에 달했다.
2016년부터 미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해온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비율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동차 생산이 위축됐던 2020년에는 1만6384대(12.4%)를 파는 데 그쳤지만, 2021년 4만9621대(24.6%)로 회복한 데 이어 2022년 5만6410대(26.2%), 2023년 6만9175대(30.7%)로 해마다 ‘만의 자릿수’를 갈아치워왔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는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훼손되며 이제 막 자리를 잡는 제네시스의 판매가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에서 출고된 제네시스 물량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GV70 2만4046대로 나머지 5만여 대는 국내에서 수출, 현지 생산 비율이 30% 수준에 그쳤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에서 제네시스 전 차종 판매량을 합쳐도 최고 인기 차종인 투싼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고가 다품종인 제네시스에 관세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