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신규 제철소 건설을 위한 50억달러(약 7조원)를 포함해 자동차 공장 건설 등에 총 200억달러(약 29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오는 26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리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앞두고 방미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같은 방침을 미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국 현지시각 오후 2시(한국 시각 25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의선 회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억달러는 현대차그룹이 준공을 앞둔 연 30만대를 생산하는 메타플랜트(약 76억달러) 투자액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하자 현지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억달러 중 50억달러는 루이지애나에 건설되는 제철소 건설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철소 고용 규모는 1500명 수준이며, 투자액을 감안하면 연간 생산량은 수백만t으로 예상된다.
이번 메타플랜트 준공으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100만대로 늘리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추가 증설을 넘어 생산 능력을 중장기적으로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2일부터 미국의 자동차 관세 시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 내 판매량을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며 미국 시장에서 톱 3에 안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모두 171만대를 미국에서 판매, GM(제너럴모터스·269만대), 도요타(233만대), 포드(207만대)에 이어 4위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2005년 완공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연 36만대), 2009년 가동을 시작한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을 시작, 오는 26일 준공식을 앞둔 메타플랜트가 현재 연 30만대 수준인 생산 능력을 50만대로 확장하면 120만대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