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해 일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러다간 자동차 산업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공개 반발에 나선 가운데, 한편에선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현재 일본과 중국에서만 만드는 전기차를 2027년까지 미국, 태국, 아르헨티나에서도 만들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전기 SUV, 태국과 아르헨티나에선 전기 픽업트럭을 만든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에 생산 기지를 늘리며 ‘관세 리스크’를 여러 국가로 분산하겠단 것이다. 닛케이는 “각국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도요타가 각지의 수요에 따른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닛산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미국 생산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관세 부과를 전후해 이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연간 12만대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 온 SUV ‘로그’를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현대차그룹도 미국 내 생산량을 연산 20만대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미국 공장이 없는 업체들은 대안이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는 미국 수출을 4월 한 달간 중단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미국 공장이 없어 모든 물량을 영국에서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판매에서 미국 비율이 4분의 1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판매 물량이 적어 신규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는 업체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