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디가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3일부터 미국이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자, 재고 물량으로 버티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도 대미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듯, 미국에 공장이 없는 자동차 업체들부터 비상에 걸렸다는 지적이다.

8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등에 따르면, 아우디는 최근 미국 딜러들에게 미국으로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관세가 부과된 지난 3일부터 미국에 들어온 자동차는 미국 항구에서 보관되며 딜러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아우디는 당분간 관세가 붙지 않은 미국 내 재고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만7000대의 재고가 있으며, 이는 작년 미국 판매량(약 20만대) 기준 두 달 동안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아우디 미국 법인은 “고객과 판매점의 이익을 최선으로 두고 관세의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우디는 미국에 공장이 없어 멕시코와 독일, 헝가리 등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해 왔다. 일본 닛산, 현대차그룹 같은 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며 관세 폭탄에 대응하는 반면, 미국에 공장이 없는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더 큰 어려움을 겪어 ‘수출 중단’이란 초강수를 두는 것이다. 아우디는 같은 그룹 산하 폴크스바겐이 보유한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관세에 속속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4월 말까지 대미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 회사는 글로벌 판매량 중 미국 비율이 25% 안팎이지만, 미국 공장이 없어 영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