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1~3월) 현대차·기아가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분기 기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시작돼 올해 판매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인데, 인도에서의 선전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3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총 22만9126대를 판매했다.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1분기의 22만5686대보다 1.5%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15만3550대, 기아가 7만5576대를 판매했다.
SUV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올 1분기 현대차·기아의 인도 전체 판매량 중 SUV 비율은 약 80%다. 특히 2015년 인도에서 출시된 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 판매량이 4만8449대로 가장 많았다. 크레타는 첫 현지 SUV 모델로, 개발 단계부터 현대차가 인도 시장을 겨냥해 제작했다. 차로가 좁은 곳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출시한 소형차이지만 가족 구성원이 많은 인도 특성을 감안해 5명까지 여유 있게 탈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설계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전기 SUV인 ‘크레타 EV’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인도에서 판매를 개시하며 올 1분기에 1만5986대 판매된 기아 SUV ‘시로스’도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화 수준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2023년 GM(제너럴모터스)의 인도 현지 공장을 인수해, 올 하반기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20만대 규모 공장이다. 또 현대차 해외 자회사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지난해 10월 현지 증권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