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제너럴모터스) 한국 사업장이 올해 국내에서 작년보다 2만1000대를 더 생산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자 일각에선 GM의 한국 철수설이 제기됐다. 그런데 관측과 달리 오히려 국내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대체 생산지를 찾을 수 없다는 점, 한국에서 생산하는 소형차 수요가 미국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경기도 광명에서 열린 ‘더 뉴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윤명옥 GM 한국사업장 전무는 “올해 국내에서 2만1000대를 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M 한국 사업장은 작년 49만7000대를 국내에서 생산했는데 이 중 90% 안팎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대부분 소형차다.
문제는 인건비가 높은 미국 현지에서는 이윤을 남기면서 소형차를 생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본차 등 경쟁 기업들도 이런 점 때문에 멕시코 등 미국 바깥의 생산 기지에서 소형차를 만들어 미국 시장에 공급한다. 사실상 미국에서 소형차를 판매하는 대부분 기업이 새로 관세 부담이 생긴 상황이다.
또 GM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 사업장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당장 대체 생산지도 찾기 어렵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미국의 소형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작년 상반기 미국에서 소형 SUV 판매량은 전체의 16%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20% 늘었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미국에 수입되는 한국산 차에 관세가 붙어서 이익이 줄더라도, GM 본사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판매량을 더 늘려 소형차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GM은 관세 부과 이후 가격 변동 계획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두 차종의 가격은 아직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