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25% 관세로 인한 미국 내 가격 변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업체들은 당장은 재고 물량이 있어 내달까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지만, 해외에서 생산한 물량을 들여오는 6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프레스 데이를 가지며 시작된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3일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차에 부과한 ’25% 관세‘였다. 폴크스바겐 북미법인 CEO(최고경영자) 켈 그루너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규제나 관세 정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5월 말까지 소비자와 딜러들에게 (가격 인상이 없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고 했다. 다만 “관세 정책이 계속되면 6월부터는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다. 공급업체, 딜러, 소비자에게 관세로 인한 비용을 분담할 수 있다”고 했다.
업체들은 이날 관세로 인해 당분간은 급격한 가격 변동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자동차 가격 폭등 우려가 나오는 상황, 딜러와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 북미법인은 “6월 2일까지 가격을 유지한다. 이후 수요와 시장 동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바루의 북미법인 COO(최고운영책임자) 제프 월터도 “시장에 따라 가격을 생각한다. 현시점에서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자동차 업체들이 평균 2달 안팎의 재고 물량을 보유한 만큼, 관세 부과 후 두 달이 지난 6월부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포드의 앤드루 프릭 사장은 이날 딜러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향후 차량 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5월 생산 물량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5월 생산 물량은 6월 말이나 7월 초쯤 매장에 도착돼 판매되기 때문에, 해당 시기부터 가격 인상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다.
올해 뉴욕 국제 오토쇼엔 현대차·기아, 일본 도요타와 혼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30여 개가 참석했다. 작년 참석하지 않았던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다국적 기업 스텔란티스 등의 참여도 돋보였다.
이날 미국 시장을 겨냥한 신차가 여럿 공개됐다. 현대차는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북미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에선 올 상반기 출시된 모델로,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오프로드 감성을 입힌 ‘팰리세이드 XRT Pro’ 모델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는 ‘EV9 나이트폴’ 모델과 ‘K4 해치백’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각각 EV9에 고급성을 더하고, K4에 넓은 실내 공간을 더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