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트럼프발(發) 자동차 관세 폭탄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에 맞서 중국과 캐나다 등이 미국산 자동차에 보복 관세를 매기자, 일본·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내 공장에서 가동 중단 등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이다. 수출길이 막히고 장기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둔화될 거란 전망에 따른 조치다.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던 GM(제너럴모터스)과 스텔란티스 등 미국 기업들이 관세 발표 직후 해외 공장에서 인력 감축 등에 돌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이 오히려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스웨덴 볼보는 지난 19일 미국 내 트럭 공장에서 최대 8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북미 지역에서 유럽 기업이 감원을 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보는 작년 북미에서 트럭 판매량이 약 4만5000대로 2023년 대비 18% 줄었다. 여기에 관세 등으로 수요 침체가 예상되자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 마쓰다는 다음 달 12일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만드는 SUV ‘CX-50’ 중 캐나다 수출용의 생산을 중단한다. 마쓰다는 캐나다에 공장이 없어서 그간 미국에서 만든 차를 수출해 왔다. 하지만 캐나다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에 대항해 최근 25%의 맞불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자,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사업성이 낮다고 보고 생산을 멈춘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포드가 픽업트럭 F-150 랩터, 스포츠카 머스탱, 대형 SUV 내비게이터 등의 중국 수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항해 미국산 차에 대해 최대 150%의 관세를 부과한 여파다. 포드는 중국 공장에선 중국 내수와 동남아, 남미를 대상으로 한 중저가 모델을 생산하고, 생산량이 많지 않은 고가 모델은 미국에서 생산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의 중국 수출은 작년 기준 약 5500대로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