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 한 업소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0%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뉴시스

코로나 사태의 충격으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1.0%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정부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면서 한은의 기존 전망 및 시장 전문가 예상보다는 선방했다. 하지만 민간 소비와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 코로나 타격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한은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인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1%로 예상했었다.

GDP 성장률(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정부 소비가 증가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증가했지만 민간 소비와 수출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며, 감소 폭은 1989년(-3.7%)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GDP ‘성적표’는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지급 등 정부 재정의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연간 성장률 -1.1%를 쪼개어 보면 민간은 GDP 성장률을 2.0%포인트 끌어내린 반면, 정부는 이를 1.0%포인트 올리는 역할을 했다. 민간의 경제성장이 힘을 잃어가는 동안 정부가 돈을 풀어 가까스로 경제를 방어했다는 뜻이다.

분기별로는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 상승을 기록해 2분기 연속 플러스에 머물렀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해 1분기 -1.3%, 2분기 -3.2%를 기록했다가 확진자 수가 줄고 비교적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진 3분기 2.1%로 반등했고 4분기에도 플러스를 유지했다.

코로나로부터 먼저 벗어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주요국은 대부분 올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3%, 유럽연합(EU)은 -7.6%, 세계 전체는 -4.4%를 기록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나홀로 V자형 반등’에 성공한 중국은 지난해 경제가 2.3% 성장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미국은 오는 28일, 유럽연합은 2월 2일에 2020년 GDP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