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말 한 마디에 가상화폐(암호화폐)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은 도박”이라고 농담한 뒤 가격이 최대 30%까지 하락한 도지코인 가격은 하루 만인 10일(한국 시각)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글을 남기자 다시 20% 이상 상승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이스 X는 내년 도지-1 위성을 달로 보낼 것”이라면서 “프로젝트 자금은 도지 코인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론 머스크는 “우주에서 1등 암호화폐로. 우주에서 1등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으로”라며 “달로 가자!”(To the mooooonnn!!)”라고 했다.
도지코인은 인터넷 상에서 인기 캐릭터로 통용되던 강아지 ‘도지'를 소재로 만든 암호화폐다.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우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암호화폐로 만드는 동시에, 도지 캐릭터도 가장 인기 있는 밈으로 만들자는 말장난을 한 것이다. ‘달로 간다'는 표현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가격 급등을 의미하는 은어다.
이에 앞서 지오메트릭 에너지사는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내고 “스페이스X는 내년 1분기(1~3월) ‘도지-1 달 탐사(DOGE-1 Mission to the Moon)’라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도지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이날 오전 9시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680원이다. 전날 오후 9시 최저 560원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반나절 만에 20% 이상 반등한 것이다.
전날엔 머스크의 농담 한 마디에 도지코인 가격이 30% 급락했다. 그는 8일(현지 시각) 밤 미국 유명 TV쇼 ‘SNL’에 출연했다. SNL의 풍자 뉴스 코너 ‘주말 소식’(Weekend Update)에서 일론 머스크는 금융 전문가 게스트를 연기하면서 뉴스 진행자에게 도지코인이 “세계를 장악할 금융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거듭된 설명에도 뉴스 진행자가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그래서 도박(hustle) 아니냐”라고 묻자 결국 머스크는 체념한 듯 “도박 맞다”고 대꾸했다.
이 방송 직후 1시간 만에 도지코인 가격은 800원대에서 680원대로 15% 하락했다. 이후 저점인 560원까지 따지면 30%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의 말 한 마디에 도지코인 가격이 요동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짖는 개’의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짖는 도지”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도지코인의 가격은 폭등했다. 만우절인 지난달 1일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스페이스X는 말 그대로 도지코인을 달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에도 일론 머스크가 SNL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도지코인은 하루 만에 50% 이상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한때 735억달러(약 81조원)를 넘어서며 암호화폐 시가총액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