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투자 전문 회사 한앤컴퍼니가 3100억원에 남양유업의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일가 지분을 인수한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 홍 전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로 홍 전 회장 아내(0.89%), 동생(0.45%), 손자(0.06%) 등 일가 주식을 합치면 53.08%에 이른다.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남양유업이 오너 일가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수년째 지속된 경영 악화에 이은 지난달 발효유 ‘불가리스’ 사태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77.8% 저감시켰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가 주가가 요동치자 식약처 고발에 이은 영업정지와 경찰 수사 등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파장이 커지자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 일가 2명도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사내 비상대책위원회는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홍 회장 일가가 사퇴 후에도 여전히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소유와 경영 분리를 포함한 경영 쇄신을 요구해왔다. 남양유업 사정을 잘 아는 유업계 관계자는 “홍원식 전 회장 등 남양유업의 오너가가 기존 체제로는 1964년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을 인수하는 한앤컴퍼니는 2013년 1150억원에 식품 회사인 웅진식품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투자 회사 최초로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해 지배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