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경기 평택의 현 공장 부지(85만㎡)를 매각하고, 평택 안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새 공장을 지어 이전하기로 했다. 부지를 팔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미래차 생산에 적합한 신공장을 지어 새 투자자 유치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신공장을 지어 이전하고, 평택시는 관련 행정 절차를 돕기로 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이전 및 신공장 건설을 위해 평택시와 공동 협력 업무협약(MOU)을 지난 9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1979년 지어진 평택 공장은 가동 40년이 넘어 노후화된 데다,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할 여유 공간도 부족하다. 평택 공장 주변은 아파트 단지가 많아 토지 가치가 높은 편이다. 평택 공장 부지는 최근 9000억원 정도로 평가됐는데, 평택시가 개발 차원에서 용지 용도를 변경해 줄 경우 평가액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부지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공장 이전에 따른 생산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부지 매각과 신공장 건설 작업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공장 후보지로 평택자유무역지구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신공장 건설을 계기로 친환경차로 사업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협약식에서 “친환경차 전용 공장 건설은 쌍용차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 중 하나”라며 “회사 가용 자원을 신차 개발에 쏟아 2026년까지 6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 10월쯤 자사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유럽에 출시하고, 이후 전기 SUV, 전기 픽업트럭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이 같은 계획이 현재 추진 중인 회사 매각 성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말 M&A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아, 9월 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