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4일 미 하원에 출석해 연준이 급등하는 물가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음을 안다. 모두가 아주 선명하고 큰 목소리로 우리에게 하는 얘기를 듣고 있으며, 그것(인플레이션)은 모든 경제와 모든 산업을 실제로 관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은 바꾸지 않았다. 그는 3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에서 “그렇다고 연준의 완화적인(돈을 많이 푸는) 통화 정책을 바꿀 때는 아니다. 물가 상승은 몇몇 제한적인 부문이 견인하고 있으며, 연준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인플레이션이 지나가기를 불안한 심정으로 바라고 있다”라고 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 확산 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매월 1200억달러를 푸는 양적 완화를 시작하고 기준금리를 ‘제로(0)’로 낮춘 후 이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는 “연준을 믿어달라”며 “통화 정책을 섣불리 미리 바꾸는 것은 너무 늦게 바꾸는 것보다 위험이 더 크다. 우리를 비롯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지금의 물가상승률은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고 발표된 다음날 나왔다. 미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전문가 전망치(4.9%)를 크게 뛰어넘었다.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중고차 가격으로 전년 동월보다 45%가 올랐고, 코로나가 진전되며 호텔·항공료 가격도 각각 17%·2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