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고 주방기구와 가구들이 거래되는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의 한 매장 앞에 주방용품들이 놓여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과 거리 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가 받는 타격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지난 2분기(4~6월)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이 10조원 가깝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비법인기업(자영업자)의 은행 대출금 잔액은 418조5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1분기(10조5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 이전(5조~6조원)보다는 훨씬 큰 규모다. 전체 기업·자영업자 대출금 잔액은 147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조7000억원 불어났다.

/자료=한국은행

산업별로는 자영업자가 집중된 서비스업 대출 증가 폭이 컸다. 1분기보다 33조7000억원 늘어 전체 기업·자영업자 대출 증가분의 79%를 차지했다. 4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7월)되기 전인데도 지난해 2분기(47조2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중엔 부동산업 대출금이 12조1000억원 늘었고 수퍼마켓·잡화점 등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각각 8조원,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업 대출은 상업용 부동산의 시설 자금을 위주로 증가했고 도·소매업 대출은 소형 소매점의 매출이 줄면서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개인 사업자 대출 중 3개 이상 기관에서 빌린 이른바 ‘다중 채무’가 늘고 있는 것은 위험한 신호다. 1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의 다중 채무 금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45조원으로 2017년 말 73조원의 2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수도 9만2792명에서 24만689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60대 이상의 증가 폭이 컸다. 20대 개인사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251%(1558→5473명), 60대 이상은 250%(1만656→3만7361명)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