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리센츠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48)씨는 20일 국세청 스마트폰 앱 ‘손택스’로 올해 종합부동산세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전용면적 84.99㎡(33평) 아파트 한 채를 남편과 공동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종부세 대상자가 돼서 남편과 합쳐 50만원을 냈다. 그런데 올해는 3배가 넘는 177만원을 고지받았다. 김씨는 “지난 7월과 9월에 낸 재산세까지 합치면 올해 보유세가 740만원이나 된다”면서 “작년에는 48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남편 한 달 월급보다 많아졌다”고 했다.
일부 다주택자는 작년보다 3~4배 이상 종부세가 급증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파크뷰 전용면적 139.68㎡(공시가격 14억6200만원)와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면적 84.99㎡(공시가격 12억7600만원)를 보유한 2주택자는 종부세가 올해 5659만원으로 작년(1903만원)의 3배로 올랐다.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지난 20일부터 날아들기 시작했다. 국세청은 전자 고지서를 신청한 납세자들에게 카카오톡 등으로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나 손택스에서 종부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김씨처럼 1주택자라도 지난해보다 2~3배 이상 오른 종부세 세액을 고지받은 이가 적지 않아 “집값 상승분을 만져본 적도 없고 소득은 그대로인데, 세금 내기 위해 빚이라도 내란 말이냐”는 말이 나왔다.
전자 고지서를 신청하지 않은 종부세 대상자는 22일 오전 10시부터 홈택스와 손택스로 종부세를 조회할 수 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우편 고지서는 24~25일쯤 주소지로 배달될 예정이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8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66만5000명)보다 14만명 이상 늘어난다. 3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대상자가 76만5000명이라고 추정했는데 더 늘어난 것이다. 세액도 작년(1조4590억원)보다 4조원 이상 많은 5조7363억원이 될 것으로 발표했지만,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종부세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종부세 대상과 금액이 급증한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정부가 종부세 세율과 공시가격 반영률을 높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