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시민들이 엘손테 해변에 있는 비트코인 표시를 지나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법정 화폐는 정부가 보증하는 지폐와 디지털 화폐로, 법률에 의해 지불 수단으로 통용된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후 낸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 재정 건전성 및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새로운 지불 생태계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미국 달러화와 함께 법정 화폐로 채택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해외에 거주하는 엘살바도르인의 송금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당시에도 IMF는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문제를 제기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 20일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컨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 도시’ 건설 구상 계획을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도시를 “주거지와 상업 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탄소 배출 제로(0)의 생태 도시”로 소개하며 “이 도시에서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IMF는 올해 말까지 엘살바도르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8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률은 올해 10%, 내년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의 보고서에 대해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비록 비트코인 채택 등 몇몇 문제에선 의견이 다르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