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로 불리는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전체 미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페이스북의 모기업)의 시총은 10조1000억달러(약 1경2014조원)에 달했다. 연초보다 7조5000억달러(약 8921조원) 늘어난 것이다. 애플의 시총만 무려 3조 달러(약 3569조원)에 육박한다. 애플은 조만간 최초로 시총 3조 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들 세 기업에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합한 다섯개 회사의 시총은 대형주 중심 S&P500 포함 기업들의 시총의 27%를 차지한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최근 몇 년 동안 독과점 문제와 알고리즘 조작·편향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이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 기업의 임원들이 의회에 여러차례 소환됐지만, 주목할 만한 규제 조치가 나온 적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은행 코웬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년 1월~8월 사이에 “기술기업에 대한 정부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보다 빠르게 행동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발간된 보고서에서 “가벼운 인터넷 규제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썼다. 모건스탠리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빅테크 관련 정책이 반독점 문제보다는 데이터 투명성을 높이고 콘텐츠를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