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코인) 투자자 A씨(32)는 6일 오전 눈을 뜨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룻밤 사이에 5% 내외로 수익을 보던 코인들이 모두 10% 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당황한 마음에 포털 사이트에 ‘비트코인 하락 이유’ ‘비트코인 전망’만 검색할 뿐이었다.
# 한 네티즌이 “3억으로 시작했다”며 코인 투자 인증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현재 남은 투자금은 1억이고, 이 중 3000만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5% 넘게 손해를 보고 있다. 이 네티즌은 “하필 또 하락이다”며 “하루 만에 남은 투자금 1억원도 깨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투자 손실 사연을 호소하는 글이 6일 코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전날 밤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7%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코인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1개당 4만 3056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이전 가격과 비교해 7.17% 떨어졌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을 한국 시각 기준으로 6일 이른 오전에 공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의록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최근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긴축 3종 세트’를 예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의록 공개 뒤 뉴욕 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100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 거래 마감 없는 코인 거래소...자고 일어나니 투자자 ‘날벼락’
국내외 코인 거래소는 모두 거래 마감 시간이 없다. 24시간 내내 거래된다. 이에 따라 국내 코인 투자자는 자고 일어난 6일 오전 미 연준 등의 영향으로 폭락한 비트코인 가격을 보게 된 것이다. 이더리움, 솔라나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 하락 폭은 특히 더 컸다.
이를 두고 국내 투자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비트코인 반감기(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주기)’가 2년이고 이 주기마다 올랐다면서 “(앞으로) 2년 동안 알바(아르바이트)할 곳 찾는다” “절에 잠시 들어가려고 한다” “대출 받고 버티겠다” 같은 의견도 있었지만, “다시는 코인 하지 않겠다” “내가 투자만 하면 하락한다” 등 투자를 후회하는 글도 있었다.
“비트코인 1234번째 시즌 종료”라는 반응도 있었다. ‘시즌 종료’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않는 시기가 시작됐다는 뜻으로 조금이라도 가격이 내려가면 “비트코인 망했다” “절대 오르지 않는다” 등 엄살 섞인 반응을 내놓는 투자자들을 비아냥대는 표현이다.
또 미 연준의 회의록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5년 내에 10만달러’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네티즌 사이에선 “코인에 투자 전문가가 어디에 있냐” “전문가 반대로 하면 돈 딴다” “골반꿀(골드만삭스 반대로 하면 꿀 빤다)” 같은 반응이 나왔다. 한편 비트코인은 6일 오후 8시 국내 코인 거래소 업비트 기준 1개당 53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