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5일 "2022년 경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진은 고 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부채 리스크 점검회의'에 참석한 모습. /뉴스1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충격에 대비해야 합니다.”

시장 비관론자인 ‘닥터 둠’이 아닌,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고 위원장은 25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 회의 모두발언에서 “2022년 새해엔 경제·금융시장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긴축 시계가 앞당겨지면서 과열된 자산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는 상황(Party is ending)인 만큼 우리가 맞닥뜨릴 충격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고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 증시가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전일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했는데도 이날 오후 한때 코스피는 전일 대비 3.2% 하락해 2700선에 접근했고 코스닥은 2.8% 하락해 890선에서 거래됐다. 코스피·코스닥은 각각 2.6%, 2.8% 하락해 25일 거래를 마쳤다.

25~26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강력한 긴축(돈 풀기 축소) 발언이 나오리라는 전망이 번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4차례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고 위원장은 아울러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 법인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의 발전도 요원해질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했다.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직원 횡령 사건이 일어나 거래가 중단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의 보유 주식 매매로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 계열사 등을 지목한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