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신사옥 전경. /KB금융 제공

KB금융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며 금융그룹 사상 첫 ‘4조 클럽’(연간 순이익 4조원 이상)에 올랐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3조4552억원) 대비 28% 증가한 4조4096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4분기 순이익은 6372억원으로 전분기(1조2981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KB금융은 “희망퇴직 비용, 코로나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대출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는 적립금)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4분기 순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순이자이익이 1조5070억원, 순수수료이익이 6670억원 늘며 순이익의 증가를 견인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장기화로 대출을 못 갚는 사람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금융권에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주문해 왔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전년보다 1417억원(14%) 늘어난 1조185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2021년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으로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을 26%로 결정해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당 배당금은 2940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금융권은 코로나가 확산한 2020년에 금융당국의 권고로 배당금을 크게 줄였는데 KB금융은 이를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아울러 KB금융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자기 회사 주식을 사서 없애버리는 것)을 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 수가 줄어들면 나머지 주주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5908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5943억원이었다. 두 회사 순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다. KB국민은행은 대출이 전년보다 7.9% 늘어난 31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70조1000억원이었다. KB증권은 주식 시장 호황과 대규모 기업공개 등이 이어지면서 전년보다 순이익이 40%(1690억원) 증가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3018억원, 4189억원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9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의 순이익도 4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은 2조원대, 10일로 예정된 하나금융은 3조원대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