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구단주 자격 박탈이 결정된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 연합뉴스

세계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 중인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 첼시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서방의 제재 명단에 오른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영향이다.

13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첼시와 연계된 마케팅 활동과 후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수 유니폼 왼쪽 어깨에 그려진 현대차 로고 역시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첼시와 스폰서십 계약 체결 후 2018년부터 매년 1000만 파운드(약 160억원)를 후원해왔다. 계약은 내년까지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영향이 크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관계로 알려진 러시아 부호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구단 매각 계획을 알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해 순수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브라모비치가 영국의 대러 제재를 우려해 현지 자산을 황급히 처분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첼시 유니폼. 왼쪽 어깨에 현대자동차 로고가 박혀 있다. /로이터 뉴스1

결국 아브라모비치는 자산동결 제재를 받는 ‘러시아 기업인 7인’ 명단에 올랐고 구단 매각은 없던 일이 됐다. 첼시 역시 구단 공식 상품과 티켓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 제재 대상자는 영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영국 입국 및 체류가 불가하며, 영국인·영국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또 다른 스폰서인 영국 이동통신업체 ‘쓰리’도 연간 4000만파운드(약 645억원)의 규모의 후원 중단을 알렸다.

이후 아브라모비치는 구단주 자격까지 박탈당하며 2003년부터 맺었던 첼시와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됐다. EPL 이사회는 전날 “영국 정부의 제재 결정에 따라 아브라모비치의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며 “첼시의 경기와 선수 훈련 일정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