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정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태라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 후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뉴스1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1%를 기록하며 10년여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한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전사)’로 나설 상황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물가 압력에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4월 인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국채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 상승하고 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6일 전날보다 0.06%포인트 올라 연 2.94%로 거래를 마쳤다.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는 14일 금통위 회의는 의장인 한은 총재가 공석인 상태로 금리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지난달 말 끝난 가운데 이창용 신임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9일 시작되기 때문에 총재 대행 체제로 금통위를 진행하게 된다. 한은 총재가 없는 상태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여는 것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정부가 다음 대통령 당선인과 상의해 차기 한은 총재를 결정하겠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로 지명을 미루고, 이후 절차에 대해 당선인 측과 마찰을 빚으며 인선이 지연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 총재가 공석인 상황이라 기준금리 인상을 5월 금통위 회의(26일)로 넘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5개월 연속 3%를 넘어섰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까지 돌파하면서 상황이 변했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 속도를 늦출 우려가 있고 1800조원을 넘은 가계 부채의 이자 부담을 급격히 키울 수 있어 한은이 물가만 보고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가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