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뒤 한반도 남한 땅에서는 사과가 거의 자라지 않고, 강원도 해안에서는 감귤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3일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6대 과일’(사과·배·복숭아·포도·단감·감귤) 재배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다.
현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를 가정하면, 사과는 재배지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복숭아·포도는 2050년까지 소폭 늘다가 감소했고, 단감과 감귤은 재배지가 계속 늘어난다.
◇ 농촌진흥청 온난화 예측 , 2090년 감귤 강원도 해안에서도 재배 , 사과는 한반도에서 실종
2090년이 되면 사과는 국내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과거 30년간(1981~2010년 평균)은 사과 재배 가능지가 전체 국토의 68.7%(672만4000ha)를 차지했는데, 2030년에는 24.8%(246만8000ha)로 뚝 떨어진다. 2050년에는 전체 국토의 8.4%(83만2000ha), 2070년에는 1.1%(10만6000ha), 2090년대에는 0.04%(4000ha)로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 등 전체 국토의 9%에서 재배 중인 단감은 기후변화로 재배 한계선이 남해안에서 서해안·동해안 일대로 올라간다. 2030년에는 전체 국토의 45.1%, 2090년에는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 내륙 전역(91.4%)에서 고품질 단감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감귤도 남해안 일대로 재배 한계선이 올라가고, 2070년이면 강원도 해안에서도 감귤을 키우게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줄어드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보급하겠다”고 했다.
농진청은 아리수·황옥(사과), 흑보석(포도) 등 고온에 강한 ‘기후 적응형 품종’을 개발하고, 고온에 대응하는 재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제주도 소재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아열대·열대 과수 재배법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