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일상을 마비시킨 코로나 이동 제한이 풀리며 해외여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문’이 열리고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아 놀라는 이들이 많다. 코로나 진정과 동시에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 중인 데다, 억눌린 여행 수요가 일제히 폭발해 항공료·호텔비가 올라가고 있어서다.
이왕 가는 여행이라면 조금 더 아끼며 다녀와야 즐거움이 더하다. 보다 알뜰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여행 금융’ 상품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했다. 은행의 여행 관련 적금을 활용하고 해외 여행에 특화된 신용카드를 준비하는 등 조금만 공 들이면 돈을 아껴주는 여행용 금융 상품이 적지 않다. 돈 아끼는 환전 요령도 놓쳐선 안 된다. 코로나 이후 떠날 여행길, ‘지갑’을 가볍게 해줄 ‘여행 금융 5계명’을 소개한다.
◇①여행비 아껴주는 여행 적금 활용하세요
해외 여행용 적금은 여행비를 마련하는 동시에 비용을 줄여주는 상품이다. 하나은행과 하나투어가 손잡은 ‘하나의 여행 적금’은 1년 만기로 월 1만~100만원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요즘 치고 꽤 높은 최고 연 2.95%의 금리(4월 29일부터 연 3.2%로 인상 예정)를 준다. 다만 그 중 1%포인트 어치의 이자는 하나투어에서 전용 여행 상품을 이용할 때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KB 두근두근 여행적금’은 금리가 최고 연 2.75%다. 6개월간 월 5만~100만원을 넣을 수 있다. 한번만 납입해도 노랑풍선의 패키지 여행 할인쿠폰 1만원짜리를 준다. 4회차를 납입하면 호텔·항공 등을 결제할 때 사용 가능한 노랑풍선의 4가지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②해외여행 특화카드도 살펴 보세요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신용카드가 해외 여행 재개와 동시에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아시아나 듀얼마일리지 카드’는 이용액 1000원당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최대 2마일 적립해준다. 현대카드의 ‘대한항공 카드 030′과 삼성카드의 ‘마일리지 플래티넘 카드’는 이용액 10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최대 2마일씩 쌓아준다.
신한카드의 ‘메리어트 본보이(TM) 더 베스트 카드’는 전세계 7600여개 메리어트호텔에 묵을 수 있는 무료 숙박권을 연 1회 제공한다. 공항 라운지 이용권도 연 4회 준다. 다만 연회비가 26만7000원(해외 겸용 기준)으로 싸지는 않다. KB국민카드의 ‘가온 글로벌 카드’는 국내 면세점·여행사·항공사에 결제 시 최대 1%, 해외 결제 시 최대 3% 적립이 가능하다.
◇③모바일 앱 환전 서비스 활용하세요
해외여행 중 카드로 결제할 때는 현지 통화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원화로 결제하면 환전 수수료가 1~2% 붙고, 원화 결제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3~8%의 수수료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전할 때도 요령이 있다. 은행 모바일 앱의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율이 유리할 때 환전을 해두었다가 출국하거나 필요할 때 찾아서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환율이 오른 뒤 원화로 바꿔 시세 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앱으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달러 기준 최대 90%까지 깎아준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나라로 여행을 갈 때는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현지에 도착해서 다시 현지 통화로 바꾸는 ‘이중 환전’이 유리하다. 한국에서 동남아 통화를 바로 바꾸면 유통량이 적은 탓에 많게는 12%에 달하는, 비싼 환전 수수료가 붙기 때문이다.
◇④카드사 할인·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다시 열리는 해외 여행을 겨냥해 카드사들은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오는 6월까지 자사 여행 포털 프리비아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때 7~10% 청구 할인을 해준다. 삼성카드도 6월까지 여행 이벤트 페이지에서 해외 패키지상품을 결제하면 이용 금액 100만원당 최대 7만원을 즉시 깎아준다.
NH농협카드는 생활·문화 포털인 ‘채움 스케치’를 통해 여행 포털 익스피디아에 접속한 회원이 해외 숙박을 예약할 경우, 결제금의 15% 할인 혜택을 올해 말까지 준다. 신한카드는 ‘신한 유니온페이 카드’ 소지자에 대해 연말까지 해외 거래가 누적 5만원 이상이 되면 사용액의 10%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⑤여행자 보험은 온라인이 편하고 쌉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여행자 보험은 온라인 가입이 간편하고 저렴하다. 보험 포털 ‘보험다모아’에서 10가지 해외 상품을 비교해보고 10분 안에 가입할 수 있다. 공항 가서 오프라인으로 드는 보험보다는 온라인 상품 가격이 싸다.
해외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인터넷 전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스마트온 해외여행 보험’이 유용하다. 1년에 두 번 이상 해외로 가는 소비자를 겨냥해, 두 번째 출국하는 여행부터는 보험료를 대폭 할인해준다.
여행자 보험은 특약을 유난히 꼼꼼히 살펴야 하는 보험이기도 하다. 보험사별로 특약이 다르고 이에 따라 휴대품 도난, 여권 재발급 비용, 항공기 출발 지연이나 결항에 따라 추가된 숙박·식사비 등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도중 코로나에 걸려 생긴 비용은 보장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떠나기 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