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올해 들어 한 번에 100만원 이상씩 고가상품을 구매하는 고액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는 등 억눌린 소비 심리가 백화점 명품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별 100만원 이상 쓴 ‘고액 소비’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만~50만원 결제는 62%, 10만원 이하는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백화점에서 건별 100만원 이상 결제한 소비자도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고액 소비 연령별 증가율은 40대가 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89%, 50대 이상 88%, 20대 56% 순으로 고액 소비가 늘었다.

삼성카드는 “구매력을 가진 30~40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고액 소비가 늘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명품 구매로 전환되면서 백화점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호조세에 힘입어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의 지난해 국내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넬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1조2237억원으로 전년(9295억원)대비 31.6% 늘었다. 영업이익은 2489억원으로 전년(1491억원)보다 66.9% 증가했다. 순이익은 1793억원으로 전년(1068억원)보다 67.8% 늘었다. 지난해 면세사업부 매출은 하락한 반면 국내 사업부 매출이 37%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5275억원으로 전년보다 25.8% 늘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2% 증가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 백화점 명품 구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동안 명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제한적이었으나 해외여행이 풀리면 현지 관광이나 면세점 등 명품을 살 방법이 많아진다”며 “그만큼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