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와우 멤버십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라도 계속 쓰실 거예요?”

오는 6월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을 앞두고 최근 온라인상에는 ‘멤버십을 유지할 거냐’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해지할 것 같다”, “부담된다” 등의 반응도 있었지만, “쓸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2일 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뉴스1

◇ 쿠팡, 6월부터 기존 회원도 2900원→4990원

쿠팡은 지난 3월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를 4990원으로 변경한다”는 안내문을 고지하고, 고객 동의 절차를 밟았다. 회비 인상은 6월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신규회원들은 작년 12월부터 4990원씩 냈다.

쿠팡의 회비 인상은 수익 제고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2019년 론칭된 와우 멤버십은 무료 배송·반품을 시작으로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로켓직구 무료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혜택을 늘려왔다. 그러나 가격은 3년간 2900원 동결. 부담 없는 가격에 회원수와 매출액은 급격하게 늘었지만, 그와 더불어 수익성은 악화했다. 쿠팡은 작년 22조20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액에도 불구, 영업적자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은 월 18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 “올라도 쓴다”vs”부담되는데..”

4990원 첫 결제를 앞두고, 기존 회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딸 하나를 키우는 박모(36)씨는 최근 조리원 동기 모임에서 동기들에게 “쿠팡 와우 가격 올려도 계속 쓸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박씨를 포함한 동기들은 모두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박씨는 “쓸 거냐가 아니고 써야 한다. 아이 키우는 회원들은 해지하기 쉽지 않을 거다. 마트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비용이라 생각한다. 한 달에 4990원만 내면 집 앞까지 다 가져다 주고, 심지어 무료 반품, 교환도 되는데 어떤 부모가 이걸 포기하겠냐”고 전했다.

박씨는 조리원 동기들은 매달 만나, 쿠팡앱을 켜서 각자 구매하는 유아용품을 공유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전했다. 박씨는 “누가 이 팩 유우 맛있대, 이 물티슈가 더 부드럽대 이러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고 다음날 받아서 카톡에 후기 남기는데 그게 꽤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 거주민도 ‘쿠팡 배송 서비스’ 때문에 와우 멤버십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제주에서 거주 중인 김모(40)씨는 “다른 쇼핑몰에서 뭐 하나 구매하면 추가 배송비 3000~5000원이 더 붙는데 쿠팡은 배송비가 안 붙으니까 좋다. 쿠팡에서 최근 3개월 동안 와우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을 보니까 총 15만원이더라. 한 달에 5만원 정도 배송비를 절약한 셈이다. 치킨 하나 시켜도 배송비가 4000원인데 월 4990원은 크게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쿠팡 와우 멤버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며 와우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을 서로 비교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지난 4일 맘카페 회원 A씨는 ‘두 달간 와우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이라며 인증샷을 올렸다. A씨가 3월10일부터 5월4일까지 혜택을 본 금액은 총 44만3870원이었다. 한 해로 따지면 약 260만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다른 회원들도 “저는 51만8860원이네요”, “저는 20만원”, “다들 장난 아니네요. 전 9만원”이라며 댓글을 남겼다.

지난 4일 맘카페 회원이 올린 '쿠팡 와우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 /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월 4990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꽤 많았다. 맞벌이 부부인 신모(35)씨는 “코로나 상황이 심할 때는 쿠팡에서 식재료 구매해 집에서 밥도 해먹어 이용을 자주 했었지만, 요즘엔 날씨도 좋고 거리두기도 해제돼 외식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쿠팡 이용이 줄었다. 여기에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이참에 해지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쿠팡 멤버십 유지할 거냐”는 질문 글에 “올려도 너무 올렸다. 한 1000원 정도만 올리지”, “세 달간 본 와우 멤버십으로 본 혜택이 1만원 밖에 안 되더라. 매달 3300원 꼴인데, 매달 4990원을 내면 손해 아니냐. 6월 되면 해지할 것”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멤버십 가격 인상에도 기존 회원들의 이탈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 불가능한 로켓배송, 새벽배송 경쟁력이 유지되는 만큼 쿠팡의 경우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가 출시되는 구독 경제 시대에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와우 멤버십은 무료배송, 30일 무료 반품 등 상당히 큰 혜택을 제공하는데 앞으로 고객들은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찾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