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지호 기자

“나는 돈 많이 벌었거든요. 주식 투자로.”(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수익을) 인증 가능하신가요?”(유튜버 임현서)

“아니요.”(존 리 대표)

‘동학개미’의 멘토로 유명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020년 방송에 출연해 했던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존 리 대표가 불법 투자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현장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정기 검사가 아닌 수시 검사로, 존 리 대표 친구가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회사에 존 리 대표의 아내가 투자한 의혹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금융투자업계 임직원이 가족 등 차명으로 투자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존 리 대표가 2020년 12월 6일 KBS 시리즈 지식 다큐멘터리 ‘링크’에서 한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됐다. ‘당신이 잠든 사이, 돈은 잠들지 않는다’는 제목의 방송이다. 존 리 대표는 해당 방송에서 유튜버 임현서씨에게 “이제 30대인데, 무조건 주식에 투자해야죠”라고 말한다. “투자하기 제일 좋을 때는 지금이예요. 주식은 반드시 해야 해요”라고도 한다.

/KBS 다큐 유튜브

그는 “나는 돈 많이 벌었거든요. 주식 투자로”라고 말한다. 이에 유튜버 임현서씨가 “혹시 얼마 버셨나요”라고 하자 “그건 얘기할 수 없지”라고 한다. 임씨가 “인증 가능하신가요?”라고 하자, 존 리 대표는 “아니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임씨가 “저는 자신 있게 인증하는데 한 번만 (인증해달라)”고 하자 존 리 대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네티즌들은 “몇배 정도 벌었는지는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저렇게까지 감춰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수익률을 왜 공개하지 않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발언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에도 “‘돈 많이 벌었는데 수익 인증은 못하겠다’(고 한다)” 등 비꼬는 댓글이 달렸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존 리 대표는 펀드 운용사 대표이사로, 사실상 마케터에 가깝다. 마케터로서 계좌 인증을 한다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수익률을 공개하는 순간 여러 가지로 후폭풍이 어마어마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존 리 대표의 아내가 투자한 회사에는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도 투자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라는 이름의 펀드를 출시했다. 설정액은 60억원 안팎이었는데, 설정액 전부가 P사 운용 부동산 P2P 상품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P2P투자 4개 사모펀드를 존 리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P사 투자 상품에 투자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는 등 투자자에 대한 피해는 전혀 없다”고 했다. 투자 규모 역시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전체 펀드의 0.2%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만 “내부 통제의 절차적 측면에서 실수나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지 금감원에서 엄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정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