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수원시의 한 공사현장 외벽에 은행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예금과 적금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뉴스1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가 따라 올라가 코로나 이후 초저금리의 힘으로 상승해온 증시엔 악재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상승하는 예금과 적금 상품의 매력은 커지고 있다. 금리가 너무 낮아 한동안 천덕꾸러기였던 예·적금 상품 금리가 최근 많이 올랐다. 한때 0%대 금리를 주던 수시입출식 통장까지도 3%대가 나올 정도다. 불안한 금리 상승기에 돈을 잠깐 ‘파킹(parking·주차)’해놓기 좋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은행 추천을 받아 정리했다.

◇금리 상승기 예·적금의 기술…연 3% 주는 파킹 통장도 출시

금리 상승기에 예·적금 가입자는 혹시라도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만기가 1년 이상으로 길 경우 가입하고 나서 금리가 더 상승하면 돈이 묶여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이런 시기엔 돈을 수시로 넣다 뺄 수 있는 이른바 ‘파킹 통장’이 유용하다. 최근 웬만한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파킹 통장이 여럿 나왔다.

SBI저축은행이 최근 출시한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은 조건 없이 연 2.2%를 준다. 모바일 앱 전용 상품이며 1억원까지 금리가 적용된다. 거래 실적과 상관없이 이체·출금 등 모든 서비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이보다는 약간 낮은 연 2% 금리를 1억원까지 준다. 이자를 하루 단위로 정산해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의 기본 금리는 연 1.5% 수준인데, 몇몇 조건을 충족하면 연 3%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급여 이체(100만원 이상이 ‘급여’ 등의 이름으로 입금), 자동납부 신청, 멤버십 이용 동의 등을 하면 된다. 5000만원까지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OK저축은행의 ‘읏통장’은 최고 금리가 연 3.2%(기본 금리는 3%, 오픈뱅킹 등록 시 추가 금리)로 가장 높은 편인데 이 금리가 적용되는 금액이 1000만원으로 비교적 적다. 1000만원이 넘는 금액엔 1% 금리를 준다.

수시입출식 통장 금리는 최근 수시로 바뀌고 있어, 자신이 가입한 상품 중 무엇이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지 일일이 들어가서 확인하기는 번거롭다. 웰컴저축은행의 앱 ‘웰컴디지털뱅크’에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금리 비교를 일목요연하게 해줘서 유용하다. 실명 확인 등 절차를 거쳐 마이데이터·오픈뱅킹을 가입하고 ‘스마트 돈모으기’를 누르면 연결된 계좌의 금리를 우대 금리를 포함해 보여준다. 앱 안에서 바로 돈을 옮길 수도 있다. 웰컴저축은행 계좌가 없어도 이 서비스는 사용 가능하다.

◇매력 올라가는 예금… “만기는 짧게”

진득하게 돈을 모아보고 싶다면 역시 예·적금이다. 다만 오는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등 금리가 계속 오르는 중이라 만기를 되도록 짧게 가져가고 금리 추이를 보아가며 예·적금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문제는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낮다는 것인데, 최근엔 이를 보완한 상품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은 조건 없이 만기 1년 예금에 연 3% 금리를 주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오전 10시부터 100일 만기 초단기 예금(100만원 이상)에도 연 3%에 해당하는 금리를 주는 특판 이벤트를 한다. 1000억원어치까지만 판다. NH농협은행의 ‘왈츠회전예금II’는 회전(자동 재가입) 주기를 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올라갈 때 유리하다. 12개월 회전주기 기준 최고 연 3.1% 금리를 준다.

KB국민은행의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가입자가 많을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이벤트성 상품이다. 15일까지 가입자 신청을 받아, 최종 판매 금액이 1000억원을 넘으면 연 2.7%를 준다. 설령 넘지 않아도 금리가 2.6%로 낮지는 않다. 지난해 7월 이후 KB국민은행에서 새 상품을 가입하지 않았고 1000만원 이상 입금을 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0.5%포인트 추가 금리를 통해 연 3.2%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금리가 높은 예금과 적금 통장이 많이 나와 주식 투자에 실망을 느낀 투자자들의 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연합뉴스

◇금융사 파산해도 “5000만원까지는 보호”

예금보다 가입 한도가 낮은 적금은 금리가 높은 상품이 더 많이 나와 있다. 성실하게 돈을 모아보자는 직장인들을 겨냥한 상품이 많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적금’은 급여 이체를 하는 만 35세 이하에게 연 4.5%를 특별 금리로 주는 사회 초년생 특화 적금이다. 기본 금리는 연 2.2%이고 특별 금리 적용 금액은 분기당 150만원까지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기본 금리 연 2.5%에 26주 납입에 성공하면 0.5%포인트 우대 금리를 주는 단기 상품이다.

목돈을 맡길 때 혹시라도 가입한 금융회사가 파산을 해서 미래에 돈을 받을 수 없을까 걱정이 된다면 예금보험공사(예보)를 통해 정부가 지급을 보장하는 예금자보호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을 당하더라도 5000만원까지는 예보를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제도가 정한 한도는 금융상품이 아니라 금융회사당 5000만원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한 금융회사에 5000만원을 넘게 넣었는데 문제가 생겼을 경우, 5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