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를 인하한 적은 있지만 인상한 것은 처음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위원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 50bp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앞서 13일 오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 연 2.25%로 높였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월과 5월 금통위에 이어 이날 열린 금통위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높아졌다”며 “그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고, 물가 상승의 확산 정도도 광범위해지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잡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이 총재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 올린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리를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수 개월간 물가가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대로 간다면, 8월 25일 있을 금통위에서는 지금처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수준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앞으로 남은 세 번의 금통위는 이례적 상황이 아닌 이상 0.25%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시장에 신호를 준 셈이다. 다만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 두 번 금리가 더 올라도 긴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봤다. 물가상승률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예측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맥락이다.
한은은 국내 물가 상승의 정점을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점을 지난 뒤 서서히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기에 정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정점이 됐어도 물가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만약 6%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면 (경기보다) 물가를 잡는 게 거시경제 운용에도 좋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경기나 물가 상황에 미루어봤을 때 미국처럼 빠르게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