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가상 화폐 투자 전략' 세션. (왼쪽부터) 리차드 첸, 샘슨 모우 픽셀매틱 대표, 이신혜 GBIC 글로벌 파트너. / 장련성 기자

지난해 급등했던 가상 화폐 가격이 크게 하락했지만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모인 전문가들은 “투기 수단이라는 제한된 기능 밖으로 시야를 넓히면 가상 화폐의 가능성이 계속 진화하고 확장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한때 7만달러 가까이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가상 화폐의 존폐 논란까지 일지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의 새로운 사용처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가상 화폐 투자의 전략’ 토론회에 참석한 벤처캐피털 회사 엔탈파의 맥스 리아오 상무는 “5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을 두고 합법·불법을 논했지만 이젠 논의의 수준이 보다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가상 화폐에 대해 ‘누가, 어떻게 이를 다룰 것인가’를 묻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블록체인·메타버스 기술에 투자하는 ‘JZL 캐피털’ 설립자인 저스틴 젱은 “최근 중국 상하이시가 현지 기업의 NFT(대체 불가 토큰) 발행 등 블록체인 기술을 장려하는 정책을 발표했듯이 가상 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처는 계속 넓어지는 중”이라며 “새로운 세계가 앞으로 더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상하이시는 지난 12일 ‘디지털 경제발전 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선도 기업의 NFT 플랫폼 구축 및 자산의 디지털화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가상 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블록체인 투자사 GBIC의 이신혜 파트너는 “2017년쯤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넷마블·네오위즈 같은 게임 회사가 NFT를 도입하고 월마트·아마존·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도 가상 화폐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뛰어들며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는 복제 불가능한 고유성을 갖고 있어 한때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디지털 파일에 희소성을 부여할 수 있다. 비트코인 기술회사 JAN3의 CEO 삼손 모우는 “ICO(암호 화폐 공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NFT 등이 차례로 발전하면서 가상 화폐의 가능성은 여전히 계속 확장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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