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장에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홍 교수에 대한 인사 검증은 마무리 단계다. 임명될 경우 법조인 출신 첫 공정거래위원장이 된다.
홍 교수는 과도한 ‘기업 옥죄기’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지난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공정위의 의결은 다른 행정 사건과 달리 법원의 1심 기능을 대신하므로 공정위 사건 처리 절차는 일반적인 행정 절차보다 당사자(기업)에게 더욱 강화된 절차적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 결정 과정에서 기업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규제보다 시장 경쟁 촉진에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5월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갑질’ 관련 규제가 이해관계 조정이란 입법 취지를 넘어서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며 “조사 방식이 자의적이고 고강도 제재 일변도라는 지적이 있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3일 한국상사법학회 포럼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민간이 주도하는 자율 규제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방식을 업계 자율 규제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홍 교수가 임명된다면 이런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위는 대형 마트 휴무일 온라인 배송 금지를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하며 주무 부처에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서울 경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0년 사시 32회에 합격한 판사 출신으로 경쟁법 전문가로 꼽힌다. 2009년부터 서강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4~2006년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지냈다. 지난 1월부터 한국경쟁법학회장을 맡고 있다.
당초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던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학생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지난 10일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