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가수 박재범이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지하1층 ‘원소주(WON SOJU)’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현대백화점

힙합가수 박재범(원스피리츠 대표)이 출시한 프리미엄 증류주 ‘원소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관련 ‘포노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 시대 변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디지털을 경험한 세대들이 새로운 질서와 룰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박재범의 원소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보통 주류 산업에서는 대기업이 (제품) 광고를 엄청 하고 그걸 판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티스트가 오랫동안 ‘나는 전통주로 뭔가를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팬들과 교감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박재범의) 희망이나 프로세스, 스토리가 뭉치고 온라인에서 들끓었다”며 “그런데 진짜 출시를 하니 폭발적인 인기가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자본이 주도하고 방송 권력이 주도하는 (과거) 중앙시스템적인 판매방식은 잘 안 된다”며 “그게 아니라 팬들이 모여서 디지털에서 성공하는 방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가 2011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공장에서 신차를 발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과거에는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단 것이다.

그러면서 “이걸 제일 잘하는 게 테슬라”라며 “TV 광고를 한 번도 안 한다. 미국에서도 거의 안 한다. (소비자들이) 타보고 ‘이 차는 미쳤다’며 유튜브에 올린다. 대리점에서도 안 팔아 스마트폰으로만 살 수 있다. 폰 없는 사람은 사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을 ‘인공장기’에 비유하며 “오장육부가 아니라 오장칠부다. 이게 포노사피엔스의 정의”라고 했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를 뜻하는 말로,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사피엔스에 빗댄 신조어다.

그는 포노사피엔스에서도 레벨이 나뉜다며 “전화, 문자, 카메라로 사진 찍는 정도면 레벨1이고 모바일 뱅킹, 쇼핑, 소셜미디어를 하며 생활에 잘 활용한다면 레벨 5다. 대부분은 그렇다”고 했다.

이어 “그 위로 가면 이걸 가지고 사업을 기획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만드는데 요즘은 이제 그걸 넘어가서 슈퍼 포노사피엔스들도 나온다”며 “슈퍼 포노사피엔스는 이걸로 공부를 한다. 원소주도 여기에 해당된다. 레벨 10을 넘어서는 슈퍼 포노사피엔스”라고 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인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활동하는 지를 자꾸 파악해야 한다”며 “새로운 디지털 세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힘만 키운다면 누구한테나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