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한때 명문대생들도 지원했던 9급 공무원 인기도 시들고 있다.
3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지원 인원은 16만5524명으로 5년 전인 2017년(22만8368명)보다 6만2844명(27.5%) 줄었다. 동 기간 20·30대 인구 감소 폭(6%)보다 20%포인트 이상 컸다. 9급 시험 지원 인원은 2017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다.
이에 따라 20·30대 인구 대비 9급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 비율은 2011년 0.9%에서 2017년 1.6%까지 올랐으나, 올해에는 1.2%로 하락했다.
어렵게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9급에서 스스로 퇴직(의원면직)하는 경우는 2017년 430명에서 2020년 606명으로 176명(41%) 늘었다. 2004~2020년 전국 시도 지방자치단체에서 9급 공무원이 8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린 기간이 평균 약 2년 3개월이었다. 따라서 9급에서 퇴직한다면 상당수가 입사 1~2년 차일 가능성이 크다.
하급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는 이유로는 낮은 임금이 꼽힌다. 9급 1호봉이 세금과 공무원 연금 보험료 등을 내고 난 뒤 받는 급여는 160만원 정도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160원)에 월 근로시간(주휴수당 감안 209시간)을 적용한 191만444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종시 오피스텔 월세가 60만원 안팎인데 월급에서 월세와 관리비·통신비·교통비 등을 내고 나면 수중에 100만원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이 공무원들 중 거주지가 세종시에서 대중교통으로 40여 분 떨어진 조치원읍·금남면 등 인근 지역으로 밀려나는 경우도 생긴다.
공무원연금은 2016년부터 연간으로 ‘낸 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액’ 비율(지급률)이 1.9%에서 매년 단계적으로 떨어져 2035년 1.7%까지 낮아졌다. 재직 기간 수령한 평균 월급에 곱해지는 비율(지급률)이 낮아지면 받을 연금도 그만큼 적어진다는 뜻이다. 또 부부 중 한 명이라도 공무원연금 수급자라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탈락한다.
여기에 여유로운 생활도 더 이상 공무원만의 장점이 아니다. 민간 기업들도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박봉에 코로나·경제 위기 등으로 야근이 늘어나는 등 공무원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