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가 100억 달러를 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올해 누적 무역 수지는 255억 적자로 집계됐다.사진은 22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2022.08.22 김동환 기자

수출 증가세가 꺾이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부담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40원에 육박, 13년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세청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254억7000만달러(약 34조2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1996년(연간 206억2400만달러)의 무역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무역 적자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7월 말까지 152억5300만달러였는데, 8월 들어 20일 만에 102억1700달러(약 13조6782억원)가 불어났다. 하루 6839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막대한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0일 14.2%였던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이달 1~20일에는 3.9%로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7.5% 줄었다. 이대로라면 8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2020년 6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환율 급등으로 원화 가치가 이달 들어 크게 하락한 것도 원자재 수입 가격을 끌어올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340.2원까지 올랐다가 1339.8원에 마감했다. 1340원 돌파는 1357.5원까지 올랐던 2009년 4월 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저지를 위해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