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이 주춤해지면서 올여름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 지난 8월 여행수지 적자가 늘어났다. 해외여행으로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 원화 가치는 하락(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하게 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여행수지 적자는 9억7000만달러로 1년 전(6억1000만달러)보다 59% 증가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0년 1월(14억달러) 이후 가장 큰 적자다. 코로나 이전 해외여행이 활발했던 시기의 여행수지 적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었던 2020년 8월에는 여행수지 적자가 4억7000만달러로 지난 8월 적자 규모의 절반에 불과했다.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으로 갖고 있는 달러까지 팔며 총력 대응을 펼쳐온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여행수지 적자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약 584조원)로, 8월 말에 비해 4.5% 감소했다. 월간 감소 폭(196억6000만달러)이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달러)에 이어 둘째로 컸다.
정부는 지난 7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여행수지 개선을 위한 관광산업 재도약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3년과 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K팝, K드라마 등과 연계한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여행수지와 직결된 관광·콘텐츠 분야의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