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세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년도 소비트렌드를 선정했다.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는 ‘평균 실종’,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인 ‘체리슈머’, 스스로를 셀럽으로 여기는 ‘알파 세대’ 등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전미영 연구위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년 트렌드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래빗 점프’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정 토끼의 해이기 때문에 키워드 이름을 이렇게 정했다”며 “내년에도 경제가 안 좋을 텐데 우리 너무 정체돼 있기보다는 토끼처럼 활력 있게 한번 점프해보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끼는 겁도 많고 지략이 뛰어난 동물로 알려져 있다”며 “교활한 토끼는 굴을 3개 판다는 사자성어도 있는데, 우리도 토끼처럼 영리하게 (투자‧소비 등) 점프하는 해가 돼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전 위원은 ‘평균 실종’과 관련해 “평균은 기준이나 전형성을 표현하는 단어였는데 그 의미를 상실해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며 “어떤 전형성의 상실, 통상적이고 대표적인 가치가 이제는 의미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나 단극화, 또는 사람마다 모두 니즈가 다른 ‘N극화’ 상황에서는 평균이 의미가 없다”며 “매스 마켓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보편적인 상품, 대부분의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상품으로 소비자를 나의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양극화, 초다극화, 승자 독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체리 슈머’에 대해서는 “혜택만 쏙 빼가는 부정적 의미의 체리피커와는 조금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본인의 혜택에 민감해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 위원은 “기업은 사실 좀 싫을 수도 있겠지만 기업도 불황”이라며 “체리슈머의 모습들을 단지 우리 회사를 괴롭힌다고 보기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맛을 보여준다’, ‘소비자들과 인연을 맺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샘플 전략처럼 접근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알파 세대’는 Z세대 다음 세대를 일컫는 말로, 2010년도 이후 출생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 위원은 “이 아이들이 생각보다 소비시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 세대는 자신들 한 명, 한 명이 셀럽,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돋보이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세대는 브랜드에 노출되고, 브랜드를 인식하고, 나의 브랜드는 무엇인가를 알기 시작한다”며 “우리 미래의 고객으로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 위원은 소비자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소비가 생각보다 내 의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시면 좋겠다”며 “동시에 나는 진정으로 어떤 소비를 해야 하는가, 그런 고민을 꼭 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유행한다고 해서, 어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것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한가 고민을 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