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무역적자 규모가 50억달러(약 7조1920억 원)에 육박했다. 1997년 이후 25년 만의 7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적자를 완화해주던 수출마저 이달 1년 전 대비 5.5% 줄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9억5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3억7400만 달러 적자)은 물론 전월 같은 기간(41억8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적자 누적액은 338억4300만 달러로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 달러)보다 132억1900만 달러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0일 수출액은 324억100만 달러로 1년 전 대비 5.5%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일)보다 오히려 0.5일 더 많았다. 일평균 수출액으로는 9.0%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이달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게 된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에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은 이후 둔화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2.8% 줄었다.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반도체 수출은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6.3% 감소했다. 대중 수출이 이달 전체적으로 줄어든다면, 2020년 1∼5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섯 달 연속 감소하게 된다.

반면, 수입액은 373억5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47억6700만 달러), 가스(28억1500만 달러), 석탄(10억3200만 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86억1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9억4000만 달러)보다 8.5%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