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뉴스1

11월 들어서도 무역 적자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 누적 적자 규모가 399억6800만달러(약 53조7649억원)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보다 훨씬 큰 적자 폭이다. 올 들어 월간 무역수지는 4월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4억1800만달러(약 5조94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지만, 지난 10월 1~20일(49억3200만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약간 줄었다.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1억6000만달러(약 44조5935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7% 줄었다. 수출이 지난달 5.7% 줄어들며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이 2개월 이상 연속 줄어드는 것은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이 전체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29.4%, 대중 수출은 28.3% 줄었다. 남은 열흘간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한다면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대중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특히 9월에 흑자였던 대중 무역수지는 이달 20일까지 7억6000만달러 적자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적자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줄었지만 수출이 더 빠르게 줄면서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로 가는 흐름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수출 중 약 40%가 대중 수출이기 때문에, 두 가지는 서로 연동돼 있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세계 경제 침체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출 증가율이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