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가구주 세대의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부모에게서 독립한 10대와 2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5000만원을 돌파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선 2030 가구주의 빚더미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의 부담이 커지고, 소비 위축 등으로 경제 전반에도 주름살이 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가구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작년(8801만원)보다 4.2% 늘어났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193만원으로 작년(9966만원)보다 2.1% 늘면서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부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15~29세) 가구주 세대다. 평균 부채가 5014만원으로 1년 전(3550만원)보다 41.2% 급증했다. 이어 50대(6.8%), 60세 이상(6%), 30대(1.1%), 40대(1%) 순이었다.
20대 가구주 세대는 신용 대출, 주택 담보 대출, 카드론 등 금융 부채가 38.7%(3381만원→4688만원) 늘었다. 부채로 잡히는 임대 보증금 규모는 평균 437만원으로 작년(169만원)의 2.5배로 불어났다.
전체 가구 빚이 1년 새 4.2% 늘어났지만, 주택과 예금, 주식 등 가구의 평균 자산 가격 상승률은 9%(5억253만원→5억4772만원)였다. 집값 급등 등에 따른 것으로, 이렇게 되면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 16.7%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줄어들어 가계 건전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됐다.
다만 20대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8.1%로 작년(28%)보다 소폭 상승했다. 빚이 40% 넘게 불어나는 동안 자산 증가율은 11.1%에 그쳤기 때문이다. 모든 연령대 중에서 부채 비율이 오른 것은 20대 이하가 유일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말 기준 연 1.25%였던 기준금리가 지난달 3.25%까지 올랐기 때문에 최근 20대의 가계 건전성은 조사 당시보다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