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주식 한 주 가격인지 ‘집 한 채’ 가격인지 헷갈리게 하는 미국 주식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알려진, 투자 고수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해서웨이다. 버크셔해서웨이 A주 가격은 지난 19일(현지시각) 46만1950달러(약 5억71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누가 살 수 있을까 싶은 이 주식을 국내 투자자들이 500주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윤주경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는 버크셔해서웨이 A주를 33주 순매수해 전체 보유 주식이 502주까지 늘었다. 2019년 말 370주 가지고 있었는데 2020년 말(441주), 2021년 말(469주)에도 보유량이 계속 늘었다. 한국의 어떤 투자자가 버크셔해서웨이 A주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버핏은 가치 투자의 대부로 꼽힌다. 2020년 이후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금리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 속에 버크셔해서웨이는 사상 최초로 주가가 50만달러를 돌파하며 위기 때 부각되는 가치주의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3월 28일 주가 53만9180달러(약 6억6600만원)까지 올랐다.

한 주에 수억원에 달하는 주식은 매우 희귀하다. 한때 수천달러(수백만원)까지 올랐던 아마존과 알파벳(구글)도 지난해 한 주를 20주로 쪼개는 주식 분할을 한 바 있다. 현재는 두 종목 모두 주가가 100달러 미만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20일 종가 기준 가장 비싼 주식은 삼성바이오로직스(80만원)다.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는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소위 황제주가 사라졌다.

수억원이 없더라도 버핏의 철학이 좋다면 투자할 방법이 있다. 소액 투자자들은 버크셔해서웨이 B주에 투자할 수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B주 주가는 305.23달러로, 싸지는 않지만 매수를 시도해봄직한 가격대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주식을 소수점(1주 미만)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적은 투자 금액으로 버크셔해서웨이 A주 투자도 가능하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버크셔해서웨이 B주만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