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SM)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면서 관련주가 요동치고 있다.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뉴진스 등의 소속사인 하이브가 SM 창업자·대주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주가 급등락하는 중이다. 엔터테인먼트 ‘공룡’ SM의 경영권을 둔 전쟁은 플랫폼 기업 카카오와 한류의 또다른 거물인 하이브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대략적인 구도는 이렇다. 이수만의 퇴진까지 불러왔던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지지하는 SM의 현 경영진이 2대 주주인 카카오와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SM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취득 및 전환사채를 통한 취득을 활용했고, 총 취득 금액은 2171억원이다. 이들은 ‘이수만 없는 SM’과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자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이수만의 지분을 사들이겠다고 나섰다. 하이브는 이수만이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고 다음달 1일까지 소액주주를 상대로 최대 25% 지분을 공개매수한다고 9일 밝혔다. 매입 가격은 주당 12만원이다. 하이브 측은 SM 주식 매수가 이수만에 대한 지원이나 동맹이 아닌, 인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를 누르고 대주주에 오르더라도 이수만의 경영권 복원은 없다는 것이다.
경영권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SM의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SM 주가는 급등했다. 10일 증시에서 SM은 전일보다 16.4% 상승한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가 밝힌 공개매수 가격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랐다. 오전에 4.9% 올라 거래되던 하이브 주가는 SM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 부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후 들어 하락해 1.5% 하락한 19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라는 예상치 못한 강적을 만난 카카오 주식은 이날 하락했다. 4.6% 하락한 6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수만 측은 카카오의 SM 주식 인수에 대해 “현금이 충분해 자금조달 필요가 없고, 기존 주주들에게 사전 설명 및 의사확인 절차가 없었다”며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8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SM의 지배구조 및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지난해 초 얼라인파트너스가 “자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의 이익이 이수만 개인에게 부당하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촉발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들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주총에서 주주제안 형식으로 곽준호 KCF테크놀로지스 전 CFO 선임을 추진했고, 출석 주주 80% 지지를 받아 곽 감사가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