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7억원을 빌려 집을 산 30대 회사원 유모씨는 매달 원금과 이자 350만원을 갚고 있다. 350만원은 유씨 월소득의 90%에 달한다. 가장 많은 돈을 빌린 농협은 3개월마다 금리가 변경되는데, 지난해에만 2%포인트 정도 뛰었다. 그는 “경조사비가 많이 나가는 달에는 수당을 받기 위해 야근을 자청한다. 회사 동료들이 내미는 청첩장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지난 몇 년 새 빚내서 집을 산 30~40대들이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30대 대출자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4.2%까지 높아졌다.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30대 대출자의 DSR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38%대였다. 40대 대출자의 DSR도 같은 기간 36.8%에서 41.3%까지 상승해 40%를 넘어섰다.
소득 대비 대출 규모를 나타내는 LTI도 급격히 상승했다. 30대의 경우 2019년 238.3%였는데 작년 9월 말에는 281.2%까지 높아졌고, 40대는 219.5%에서 250.2%로 뛰었다. 40대 대출자 중에서는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도 많은 편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자 대출의 33.1%를 차지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 여러 금융사에서 최대 한도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샀다는 뜻)의 금리 고통이 커졌다. 2020년 말 2.79%였던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말 5.6%까지 올랐다.
1000조원을 넘어선 대출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만기 연장, 원금상환 유예 등 지원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57만명의 141조원 빚더미는 지원이 종료되면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