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약 1km 떨어진 서울시청 앞에서 '갤럭시S23 울트라'의 100배 줌 기능을 이용해 찍은 광화문 현판 사진. 육안으로는 현판의 존재만 알아볼 수 있었지만, 사진에선 '光化門' 한자가 보였다. /임경업 기자

삼성전자가 17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3 울트라’를 2주간 써보고 든 인상은 “전작(前作)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삼성의 2억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퀄컴의 역대 최고 성능 AP(두뇌 반도체) 등 최고 성능의 폰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S23은 지난 13일까지 7일간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 109만대가 팔리며, 역대 S 시리즈 가운데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109만대 중 65만대(60%)가 최고가인 울트라 모델에 쏠렸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외관은 전작보다 각지다. 화면 좌우 가장자리의 곡률이 줄어 디스플레이가 평탄해졌다. 화면은 전작과 같은 6.8인치 초고해상도(WQ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손에 쥐면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이 든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겉보다는 속이 많이 바뀌었다. 맞춤형으로 제작된 ‘갤럭시 전용 퀄컴 스냅드래건8 2세대’ AP가 대표적이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초고사양 게임인 중국 미요호의 ‘원신’을 해봤다. 최고 해상도, 고화질 모드 등 모든 조건을 최고 사양으로 설정했지만, 전혀 버벅거림 없이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자료=삼성전자

전작에서 문제가 됐던 발열(發熱)도 크게 줄었다. 원신을 최고 사양으로 30분가량 실행하자 카메라 부분에서 약간 따뜻함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원신과 미국 라이엇게임스의 TFT(전략적 팀 전투) 등을 1시간 30분가량 연이어 했을 때도, 손이 뜨거울만한 수준의 발열은 없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유튜브 앱을 다른 앱 여러 개와 동시에 구동해봤지만, 앱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S23 울트라는 ‘2억 화소’ ‘광학 100배 줌’ 등 대폭 개선된 카메라 성능을 내세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S23 울트라로 찍은 달 사진을 보고 트위터에 “와우”라는 감탄사를 남겨 화제가 됐다. S23에는 후면 4개, 전면 1개 등 총 5개의 카메라 렌즈가 탑재됐다. 야간과 인물, 음식 등 어느 상황에서나 뛰어난 화질의 사진을 보여준다. 특히 S23 울트라는 야간에 광학 줌 사진을 찍어도 1~2초 안에 빛을 포착해 선명한 사진을 만들어낸다. ‘엑스퍼트 로(Expert Raw)’라는 앱을 설치하면 전문 디지털카메라 수준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2억 화소, 100배 줌 카메라를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하긴 어려워 보였다. 100배 줌 기능을 이용해 서울시청 앞에서 1㎞쯤 떨어진 광화문 현판을 찍자, 흐릿해 보였던 ‘光化門’ 한자의 형태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다만 줌 배율이 높아 손이 조금만 흔들려도 초점이 빗나가거나, 피사체가 구도에서 자주 벗어나 여러 차례 재촬영해야 했다.

배터리는 전작과 같은 5000mAh(밀리암페어시) 용량을 탑재했다. 화면 밝기를 최대로 하고 유튜브를 1시간가량 틀어 놓았는데, 배터리가 5% 줄었을 만큼 배터리 효율도 상당히 개선됐다. 잦은 충전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다만 “과연 이런 고성능, 품질이 모든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필요할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S23 울트라 가격은 S22 울트라에 비해 15만~21만원가량 올랐다. 256GB(기가바이트) 모델은 약 160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한다(196만2400원). 무게도 233g으로 전작 대비 5g 늘었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명실상부한 고성능폰이지만 꼭 사용성과 비례하진 않는다.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에겐 S23 울트라의 핵심 장점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고사양 게임을 즐겨 하고, 수준급 촬영을 자주 하는 이용자라면 오른 가격을 감수하고도 갤럭시S23을 손에 넣을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