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본사 전경./TSMC

미 정부가 21일 완화된 반도체 보조금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을 발표한 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있는 대만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대만보다 더 부담을 느끼는 것은 한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미 정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들에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에서 10년간 투자를 아예 하면 안된다는 규제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기업들의 반대에 ‘10년 내 5% 확장’이 가능하다고 완화된 규제안을 발표했다.

22일 대만 과기신보는 “미국의 제재로 TSMC의 중국 난징 생산라인의 설비 확장 또는 공정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TSMC는 난징에서 16나노와 28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과기신보는 “한국의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한 투자 제한은 더 심각하다”며 “향후 사업 발전에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낸드플래시의 4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D램의 40%, 낸드의 2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비해 TSMC는 대부분 생산시설이 대만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는 의미다.

실제로 TSMC는 이 같은 제재안이 있음에도 ‘미국에 시설 투자를 한다는 사업결정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TSMC 관계자를 인용, “TSMC는 미국의 제재안을 면밀히 살피고 있지만 미국에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 TSMC가 미국 보조금 수령을 신청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