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들에게 2500억원대의 피해를 안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투자자문업을 포기했다. 장하원(64)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업무를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투자자문업 폐지를 승인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신청했는데,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투자자문업, 사모집합투자업 두 가지 업무로 금융 당국에 등록했는데, 그 중 하나를 포기한 것이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친동생인 장 대표는 2016년 디스커버리 펀드를 만들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산운용사였지만 ‘장하성 동생 펀드’로 알려졌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이 펀드를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2019년 4월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졌다. 이 펀드에는 장 전 실장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60억여원과 4억여원을 본인과 가족 명의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매 중단 규모는 2021년 4월 기준 2562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장 대표는 기초 자산인 대출채권 부실로 환매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라고 속여 370여 명에게 1348억 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사건 발생 이후 3년 후인 작년에서야 경찰 수사가 진행돼 ‘늑장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대표에 대한 항소심은 오는 5월 17일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