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24시간 풀가동해야 하는 냉장고. 이사할 때 말고는 전기 콘센트를 빼지 않는 유일한 필수 가전이기도 하다.

해마다 전기요금이 껑충 뛰면서 살림이 빠듯해진 일본에선 냉장고 절전팁에 대한 관심이 높다. 냉장고는 연중 내내 쉬지 않고 계속 켜놓고 사용하기에 의외로 에너지 사용량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1년치 전기요금을 결산해 보면, 냉장고도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전기요금 인상 관련 뉴스는 조선일보 도쿄특파원이 쓴 기사(2년새 전기료 2배 올린 일본… ‘에너지 아끼자’ 총력전)를 클릭하세요.

일본은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절전 캠페인'을 펼쳤다. 필수 가전인 냉장고 온도를 '강'에서 '중'으로 내려달라고 제안하는 등 깨알팁이 많다. 사진은 자석이 잔뜩 붙어 있는 냉장고./유튜브 캡처

냉장고 전기요금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없는 방법은 없을까? 다음은 일본에서 ‘절전의 달인’으로 알려진 가전제품 전문가 후지야마테츠히토(藤山哲人)씨가 ANN뉴스 인터뷰에서 소개한 냉장고 절전팁 3가지다.

첫째, 냉장고 자석은 떼어내라. 후지야마씨는 “냉장고는 본체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해서 내부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방식”이라며 “냉장고 전면은 괜찮지만, 냉장고 위나 옆부분은 냉장고 안의 열이 발산되는 곳이기 때문에 자석은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냉장고는 벽에서 10cm 이상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 즉 통풍이 잘 되는 곳이 냉장고 명당이며, 그래야 냉장고 내부 열이 잘 발산되고 에너지 효율도 좋아진다.

둘째, 냉장실과 냉동실 사용법은 다르다. 냉장고는 냉장칸 안쪽에서 냉기가 만들어지는데, 내부가 음식물로 꽉 채워져 있으면 냉기가 순환되기 어렵다. 반찬통은 듬성듬성 간격 있게 넣어둬야 냉기가 골고루 퍼지고 에너지 효율도 좋아진다.

반면 냉동실은 냉동식품을 가득 채워둘수록 유리하다. 꽝꽝 언 냉동식품이 일종의 보제 역할을 해서 절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냉동실에 음식을 잔뜩 넣어놓고 꺼내지 않고 방치한다면 오히려 살림이 불편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마지막 절전팁은 냉장고 온도 설정. 계절별로 냉장고 온도는 다르게 설정하면 좋다. 과하게 낮거나 높게 이용하면 의도치 않게 높은 요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냉장실 설정 온도를 ‘강’에서 ‘중’으로만 바꿔도 충분하다.

최근 나오는 냉장고는 절전 기능에도 신경쓴다. LG전자 냉장고의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는 냉장고 문을 노크하면 실제로 열지 않고도 냉장고 내부에 어떤 식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냉기 손실을 막는다./LG전자

그런데 일본 ‘절전의 달인’이 제안한 냉장고 절전팁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수 있을까? LG전자에 물어봤다.

LG전자 관계자는 “테츠히토씨의 절전팁 중에서 냉장고 자석을 떼어내는 것은 절전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자석이 붙어있으면 그 ‘면적’만큼 발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인데, 영향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냉장고를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첫 번째 팁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냉동실도 최소한의 냉기가 순환할 수 있게 간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같이 고려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절전팁인 계절별 온도 설정의 경우, 국내에 판매되는 최신형 냉장고는 외기온도센서가 주방온도를 감지하고 이에 맞춰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