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 마이크론 제품을 금지한 것과 관련, 미국에서는 이번 중국의 조치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충돌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1일(현지 시각) 미 마이크론은 성명을 내고, “(중국의) 검토 결과를 평가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과 계속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 테크 업계에선 이번 중국의 조치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다른 기업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테크 분야는 두 경제 대국 간의 국가 안보를 둘러싼 핵심 전쟁터가 됐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론이 중국에 판매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칩 내부에 특정 코드나 소프트웨어가 심어져 있지 않아 보안 위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중국의 조치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 분야 자문사인 트렌치코트 어드바이저의 설립자이자 전 베이징 주재 FBI 요원인 홀든 트리플렛은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순수하고 단순한 정치적 행동이며, 모든 기업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마이크론은 작년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율이 11% 수준이다. 반면 퀄컴은 64%, 브로드컴은 35%, 인텔은 27%, AMD는 22%, 엔비디아는 21%에 달한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가장 타격이 적은 업체를 시범 케이스로 손본 것”이라고 했다.

테크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중국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중국 내 생산 시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탈중국’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애플은 최근 인도 투자를 확대하며 중국에서 생산하던 에어팟 같은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라자 크리스나무디 미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매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번 중국의 조치로 미국 기업들은 더 쉽게 탈중국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