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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관종’ 일론 머스크의 기행과 요상한 발언으로 테크 업계의 근황을 알아보는 ‘주간 머스크와 아이들’ 이해인 기자입니다.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지난 주 저희 레터를 받아 보신 독자 분들은 머스크가 미국 공화당 2024년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의 공식적인 ‘바람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가 망신살 뻗친 얘기를 기억하실 거예요. 트위터의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라이브 방송이 예정돼 있었는데 서버 장애가 일어나면서 라이브가 제대로 송출되지 않는 ‘대형사고’가 일어난 것이죠. 사고 이후 소식을 전해드리자면요. 디샌티스는 어쨌든 대선 출마 선언을 했고요. 트위터의 엔지니어링 책임자 포드 다비리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버렸습니다.

우리의 천방지축 머스크는 이번 주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각종 뉴스를 만들어냈습니다. 미중 갈등이 극한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3년 만에 방문한 게 가장 큰 뉴스입니다. 상하이 공장 방문 소식 덕분인지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를 회복했고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뇌연구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사람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대요. 머스크 소식을 통해 짚어보는 한 주 간의 테크 업계 근황, 함께 살펴보러 가실까요?

◇베이징서 아이돌 대우받은 ‘마(馬) 형’...3년 만에 중국 찾은 머스크

‘머스크는 베이징에 도착한 첫날 무엇을 먹었을까?’가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인기 검색 키워드로 올라와있다. /바이두 캡처

‘머스크는 베이징에 도착한 첫날 무엇을 먹었을까?’

지난 30일 중국 대표 포털 ‘바이두’ 검색어 순위에 이같은 문구가 실시간 실시간 1위에 올랐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머스크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데요. 중국 네티즌들의 활약(?)으로 베일에 싸여있던 그의 동선이 결국 공개가 됐습니다. 머스크는 첫날 베이징 시내의 고급 식당 ‘화푸후이’를 찾아 항정살이랑 베이징식 자장면 같은 메뉴 16개를 시켜먹었다고 하네요. 식당 주인은 그의 중국식 이름인 마스커(馬斯克)의 첫 글자 ‘마’를 따 말 그림이 그려진 메뉴판을 내놓았다고 하니, 정말 요란스럽습니다.

30일 저녁 머스크가 방문한 식당의 메뉴판 표지에 머스크의 중국어 이름 첫 글자인 마(馬)가 적혀 있다(왼쪽 사진). 머스크는 이날 이 식당에서 개별룸이 아닌 일반 홀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보 캡처

고급 식당이긴 하지만 별도의 룸이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일행과 편하게 식사를 하는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중국인들은 그를 ‘마 형’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반긴다네요. ‘마 형, 멋지다’ ‘소탈하다’는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중국인들이 머스크를 유독 좋아하는 건 그가 유명인사들 중 거의 유일하게 친중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머스크는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나라 두가지 시스템) 정책을 고수하는 것에는 불가피성이 있다”고 말했어요. 작년 10월에는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SAR)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고요. 중국이 홍콩을 ‘홍콩특별행정구’로 표기하듯이 대만도 ‘대만특별행정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대만 정부가 크게 반발한 반면 중국인들은 “옳은 소리”라며 반겼습니다.

머스크는 이번 방중에서 중국 현직 장관을 잇따라 만나는 등 칙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먼저 첫째 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어서 마치 샴쌍둥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다”며 “테슬라는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에 반대한다”고 중국이 좋아할 법한 말들을 해줬고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의 쩡위친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났고, 반도체·자동차 등 중국의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 진좡룽과 독대했습니다. 정치인 수준의 행보입니다.

머스크가 베이징에 있는 호텔을 나서며 테슬라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물론 머스크도 이번 방문으로 한 몫 단단히 챙겼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중국 첫 번째 자동차 공장인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방문했는데요. 중국 시장을 되찾아올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일까요. 방중 기간 테슬라 주가는 두 달 만에 200달러를 회복했습니다. 머스크로서는 중국이 원하는 달콤한 말 좀 몇 마디 해주고, 자기도 선물 받은, 윈윈(Win-Win)하는 방문이었던 셈이죠.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 입장에선 부글부글 했겠지만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기업인의 중국 방문이 미중의 경제적 경쟁에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양국 경제는 서로 연결돼 있지만 우리는 이런 상호연결성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가시 돋친 말을 했습니다.

◇사람 뇌에 칩을 넣는다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FDA로부터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뉴럴링크

일론 머스크가 세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소식도 가져왔습니다. 뉴럴링크가 26일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어요. FDA는 “환자의 뇌 이식 임상 시험을 위해 수술 로봇을 사용하도록 승인했다”고 인정했고요. 뉴럴링크는 “아직 임상 시험을 위한 모집을 오픈하지는 않았고 조만간 더 많은 정보를 공지하겠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습니다.

뉴럴링크의 목표는 바로, 뇌 이식 칩을 개발해 사람의 기억을 통째로 옮기거나 보관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기억을 저장하고 지능을 향상시키겠다는 건예요. 되면 좋겠다 싶다가도 실제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무섭습니다.

뉴럴링크는 2021년 원숭이에 칩을 이식, 원숭이 뇌신호를 포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왼쪽 사진). 당시 ‘페이저’라는 이름의 9살의 마카크 원숭이는 팔과 손 동작을 관장하는 뇌 부분에 두 개의 칩과 2000개의 전극을 이식 받았다. 오른쪽 사진은 뉴럴링크가 2020년 공개한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채 생활하는 돼지 ‘거트루드'. /뉴시스

인간 실험에 앞서 뉴럴링크는 2020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채 생활하는 돼지 ‘거트루드’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고요. 2021년에는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원숭이가 별도의 조이스틱 조작 없이 머릿속 생각만으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실험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물론 동물 학대 논란도 뒤따랐습니다.

아무튼 이번 승인에 따라 뉴럴링크는 소형 칩을 환자 좌뇌와 우뇌에 직접 이식하는 임상 시험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칩에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작은 전극이 1024개 연결돼 있는데 뇌 신호를 읽어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답니다. 일단 단기 목표는 이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시력을 회복하고 사지 마비 환자의 근육 운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트위터 회사 가치 뚝...와중에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 자리 꿰차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의 기업 가치가 머스크가 인수했을 당시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폭삭 쪼그라들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작년 10월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인수한 트위터의 현재 가치가 15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피델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산정했는지는 구체적으로는 공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납득이 가는 건 왜일까요.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는 바람 잘 날이 없었잖아요. 직원 80% 가량을 해고하는가 하면, 변덕스러운 의사 결정과 콘텐츠 관리 문제 등으로 광고주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광고 수익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지난달 머스크가 CEO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 부호자리를 두고 싸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왼쪽)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에스콰이어

트위터 가치가 폭락했어도 머스크가 재산 1923억달러(약255조 )로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머스크와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했던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74) 회장의 재산이 1866억달러로 떨어져서 그래요. 31일 파리 증권시장에서 LVMH 주가가 2.6% 하락했는데 아르노 회장 순자산이 하루 만에 110억달러(약 14조6000억원)이 날아갔다네요. 부자들은 하루아침에 날아가는 자산 규모도 뜨억이네요.

하지만 우리의 머스크,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중국 방문 등으로 테슬라 주가는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잖아요. 머스크 재산 71%가 테슬라 주식이거든요. 머스크 자산은 올해 553억달러(약73조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연예인 걱정과 재벌 걱정이 세상에서 제일 쓸 데 없는 걱정이라는데, 맞는 것 같네요. 머스크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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